카리브 해의 중심에 자리한 쿠바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나라입니다. 빈티지 자동차와 식민지 시대 건축물, 살사와 시가, 쿠바 혁명의 역사까지 쿠바는 여느 나라에서도 만날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로 여행자를 매료시킵니다. 경제 제재와 사회주의 체제 속에서도 여유로운 미소와 음악이 흐르는 쿠바의 삶은 여행객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줍니다.
아바나, 올드 카리브의 심장
쿠바 수도 아바나는 여행의 출발점이자 쿠바의 얼굴입니다. 올드 아바나(아바나 비에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로,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바로크 양식 건축물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좁은 자갈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고풍스러운 광장들과 아기자기한 발코니가 이어지며, 거리에는 빈티지 올드카가 여전히 달리고 있어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아바나의 상징인 말레콘 해안도로에서는 저녁노을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환상적인 장면을 감상할 수 있으며, 현지인들과 관광객이 어울려 산책하고 연주하며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합니다. 카피톨리오, 혁명박물관, 그란드 테아트로, 헤밍웨이가 머물던 암보스 문도스 호텔 등 역사적 명소들도 가득합니다.
비냐레스, 푸른 계곡과 담배 농장
아바나에서 서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비냐레스 계곡은 쿠바 최고의 자연경관을 자랑합니다. 이곳은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으로 만들어진 모골(Mogote)이라 불리는 둥근 산들이 초록빛 계곡 사이에 솟아 있는 독특한 풍경을 자아냅니다.
비냐레스는 세계 최고의 시가로 손꼽히는 쿠바산 시가가 재배되는 담배 농장 지대로, 농장을 방문하면 전통적인 손말림 방식의 시가 제조과정을 직접 볼 수 있고, 갓 만든 시가를 시음할 수도 있습니다. 승마 투어, 자전거 투어를 통해 계곡 곳곳을 누비며 자연과 농촌의 평온함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트리니다드, 시간을 머금은 식민도시
트리니다드는 쿠바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도시 중 하나로 꼽힙니다. 18~19세기 설탕 무역으로 번성했던 도시로, 지금도 당시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자갈 깔린 골목, 파스텔톤의 낮은 건물, 붉은 기와지붕, 작은 광장들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마요르 광장을 중심으로 박물관, 교회, 예술 공방들이 모여 있으며, 로맨틱한 옥상 바에서 시원한 모히토 한 잔과 함께 황혼 속 도시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인근의 토파네스 계곡에서는 사탕수수 농장의 유적지와 노예 타워가 당시의 역사를 전해줍니다.
바라데로: 카리브 해의 푸른 천국
쿠바 최고의 휴양지로 손꼽히는 바라데로는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자랑입니다. 고급 리조트가 줄지어 있으며, 다양한 해양 스포츠와 스쿠버다이빙, 낚시 투어를 즐기기에 최적입니다.
바라데로 해안에서 즐기는 석양과 잔잔한 파도 소리는 쿠바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완벽한 휴식을 선사합니다. 근처의 사투르노 동굴에서는 수정처럼 맑은 지하호수에서 수영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산티아고 데 쿠바: 쿠바 혁명의 시작과 음악의 뿌리
쿠바 동부의 산티아고 데 쿠바는 쿠바 혁명의 발원지이자 쿠바 음악의 심장입니다. 모로 요새에서 내려다보는 카리브 해 풍경은 장엄하며, 도시 곳곳에는 혁명 유적지들이 남아 있습니다. 몬카다 병영, 산후안 언덕 등이 대표적인 역사 유적입니다.
산티아고는 쿠바 전통 음악 ‘손(Son)’의 발상지로, 밤이 되면 거리 곳곳에서 연주와 춤이 시작됩니다. 쿠바 살사의 뜨거운 리듬 속에 몸을 맡기면 쿠바의 열정과 정서를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
쿠바 미식과 라틴 문화의 정수
쿠바 음식은 단순하지만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소박한 맛이 특징입니다. 로파 비에하(찢은 쇠고기 조림), 아로스 콘 폴로(닭고기 밥), 유카 뿌리 요리 등이 대표적입니다. 열대과일 주스와 럼주 기반의 칵테일인 모히토, 쿠바리브레, 다이키리는 여행 중 꼭 맛봐야 할 음료입니다.
쿠바 시가는 전 세계 최고로 인정받으며, 전통적인 손작업 방식으로 제조됩니다. 라 칸델라리아 시가 공장 등에서는 제조 과정 견학과 함께 시가 구매가 가능합니다.
헤밍웨이가 사랑한 나라답게 그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아바나 외곽의 핀카 비히아 저택은 헤밍웨이 기념관으로 보존되어 있으며, 그가 머물던 바 플로리디타와 라 보데기타 델 메디오에서는 전설적인 다이키리와 모히토를 마셔볼 수 있습니다.
정지된 시간 속에 살아 있는 열정의 섬, 쿠바로 떠나보세요
쿠바는 단순한 휴양지가 아닌,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특별한 세계입니다. 사회주의 체제 아래 유지된 고풍스러운 도시, 음악과 춤이 가득한 밤거리, 별빛 아래 펼쳐지는 낡은 자동차들, 그리고 따뜻한 쿠바인들의 미소 속에서 여행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매력을 경험하게 됩니다. 쿠바로 떠나는 여행은 오랫동안 기억될 낭만과 자유의 여정이 될 것입니다.